연세대, 애틀랜타에 ‘보은 마스크’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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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연합감리교회 글로벌 선교본부에 도착한 연세대학교의 마스크/Credit: Phil Skinner (for Atlanta Journal-Constitution)

<ARK 윤수영기자>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연합감리교단(UMC) 글로벌 선교본부의 도움을 받았던 연세대학교가 한국산 방역마스크 1만장으로 ‘보은’에 나섰습니다.

8일 AJC에 따르면 한국 연세대학교 연세의료원은 애틀랜타 연합감리교단 글로벌 본부에 1만장의 KF-94 마스크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연세의료원 윤도흠 원장은 메시지를 통해 “우리 나라에 위생이라는 개념도 없었던 당시에 선교사들은 우리 병원을 지었고 의술을 베풀었다”면서 “마스크를 보낸다고 그 사랑을 되갚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아직도 여러분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적었습니다.

지난 1899년 미국 북장로회 언더우드 선교사 등은 제중원(후에 광혜원으로 개칭)을 운영하다 조선 정부의 지원이 끊기자 유명한 사업가인 루이 헨리 세브란스의 후원을 받아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세브란스 병원을 개원했습니다.

또한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는 언더우드 선교사와 감리교측 아펜젤러 선교사가 공동으로 세웠습니다. 특히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감리교 글로벌 선교본부 소속 선교사들 650여명은 6.25전쟁의 상흔이 깊었던 지난 1953년부터 한국에 파송돼 국가 재건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습니다.

당시 한국에 파견됐던 선교사 가운데 애틀랜타의 5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아직 생존해 있으며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가 그 5명 가운데 1명입니다. 레이니 전 대사는 마스크 기증 소식에 “너무나 놀라서 할말이 없을 정도”라며 “너무나 아름답고, 사려깊고, 관대한 제스처”라고 표현했습니다.

레이니 전대사는 1959~1964년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돼 한국인 청년들을 가르쳤고,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주한미대사로 임명돼 다시 한국을 섬겼습니다.

토마스 켐퍼 글로벌 선교본부장은 “이번 마스크 선물은 가슴을 움직이는 살아있는 간증”이라며 “세브란스병원의 관대함은 은퇴 선교사 분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방역 마스크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줬다”고 감사를 전했습니다.

정종훈 세브란스병원 원목은 “한국 정부가 최근 해외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했다는 뉴스를 보고 곧바로 선교사들과 그들의 가족을 떠올렸다”면서 “참전용사들 못지않게 그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원목은 “미국 선교사들은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압제로 한국을 떠나야 했지만 일본 패전후 다시 한국을 찾아 한국인들을 도왔다”면서 “그들은 한국전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고아와 장애인, 환자들을 최일선에서 섬겼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세브란스 병원은 4100개의 병상을 지닌 한국 최고의 병원이 됐으며 이는 선교사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레이니 전 대사는 “한국인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너무나 잘 대처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 미국을 돕고 있다”면서 “정말 180도 상황이 뒤바뀐 이 장면은 인생의 한 단면과도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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