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회고록으로 남북미 서로 다른 계산, 우선순위 드러나
핵폭탄급 폭로 없어 악영향 없을 듯, 볼튼에 책임지우고 국면전환 가능
<워싱턴 한면택 특파원>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회고록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는 있으나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교착의 책임을 볼튼에게 돌려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미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왔다
미 전문가들은 볼튼 회고록으로 남북미 3국이 서로 다른 계산과 우선순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 으나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어서 비핵화 협상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미국에 이어 북한이 볼튼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국면을 전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개월간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주축으로 있었던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The Room Where It Happened)’이 정식 출간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와 평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째 볼튼의 회고록에서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돼 논쟁거리가 된 대목중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년내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전하면서 지나치 게 과장했다는 논란이다
볼튼 주장의 뉘앙스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년안에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전달한 것은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과장한 것 이며 결국 그말과는 달리 행동하는 북한과의 협상이 교착된 책임은 한국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의용 안보실장이 전한 김정은 위원장의 1년내 비핵화 약속이 믿을 수 있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바로 볼튼 보좌관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직무였다”며 한국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볼튼 회고록에서 그간의 정상외교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내용들도 많이 폭로됐으나 충분히 추측돼 온 사안들이어서 향후 북미협상이나 한미동맹에 별다른 악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다수의 미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짐작 하고 있었던 바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놀랄 것이 없다”며 “비밀을 공개한 것도 아니고 볼튼 스스로가 바라본 관점, 스스로의 평가만 드러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무엇부터 어느 정도 비핵화해야 하는지, 비핵화 수준과 범위, 우선순위를 놓고 한미간 큰 차이가 있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 처럼 볼튼 회고록에서 부각시켰지만 그 차이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안이라고 미 전문가들은 밝혔다
셋째 볼튼 회고록 파문으로 비핵화와 평화 협상이 오히려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 까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으로서도 이제 하노이 노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존 볼튼 에게 돌릴 수 있게 됐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결심만 한다면 볼튼 회고록에서 새 구실을 찾아 대화와 협상으로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