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윤수영 기자>
제34대 애틀랜타한인회(회장 김윤철) 15일 오후 6시 한인회관 소회의실에서 올해 3분기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이사회는 어영갑 이사장을 비롯해 소수의 이사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재정보고 등을 생략하고 파행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중점적으로 논의된 문제는 최근 애틀랜타한국학교 이사회(이사장 이국자)에 의해 제기된 부채반환 소송에 대한 대책이었습니다.
특히 소송건에 대해 어영갑 이사장은 느닷없이 애틀랜타한인회관 매각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참석 이사들은 결국 동의와 재청으로 매각추진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어영갑 이사장은 “한인회가 소송에만 휘말리고 한인회의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고 운을 떼고 “한국학교에 11만8000달러의 부채가 있다는데 소장을 보니깐 과거 오영록 전 회장과 조성혁 전 이사장이 사인한 서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서류가 법적 효력이 있는지 지금 우리 회장단은 아는 바가 없다”면서 “13만 한인의 주축이 되는 한인회가 직능단체 만도 못한 한인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어 이사장은 부채에 법적 효력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갑자기 “이 기회에 한인회를 처분해서 부채를 해결하고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해보자”고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이춘봉 이사는 “이사들 몇명이 모여서 단순히 통과시켜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지금까지 이 일이 생기기 전까지의 진행과정을 자세히 알아본 뒤 전 현직 회장단 및 관리운영위원장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대화를 통해 올바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이날 참석한 이사들 대부분은 이사장을 포함해 한인회 정관에 규정된 대로 임명 6개월 이내에 이사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이사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순희 패밀리센터 소장은 “매달 1만5000달러의 운영비를 내는 것이 버거운 상황”이라면서 “세계에서 제일 큰 한인회관이 무슨 소용이냐, 이번 기회에 신중하게 생각해 확실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김윤철 한인회장은 “매달 유틸리티와 세금, 보험료 등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만 1만4500달러에 달해 만성적인 적자를 피할 수 없다”면서 “한국학교 측에 이 상황을 전달하고 현재 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다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국자 한국학교 이사장은 본보에 “당장 전액을 갚으라는 것이 아니라 매달 100달러, 200달러라도 상환하는 성의를 보여달라고 제의했고 그마저도 없으면 내가 도네이션해서 처리해주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도 부채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고 부채 연장서류에 서명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재정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취재진이 묻자 김 회장은 “현재 재정 상태가 바닥이며, 공탁금을 가지고 9개월동안 한인회를 어떻게 유지해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오늘은 실질적으로 안건이 많아 4분기에 함께 보고하려고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한편 2013년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해 구 한인회관이 전소되자 한인사회는 건립위원들을 중심으로 1년여 동안 새로운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쳤습니다.
한인회관 건립 과정에 깊게 관여했던 한 한인인사는 “한인회관은 학교에서 과자를 팔아 모은 전액을 건립기금으로 가져온 한인 고교생들, 그리고 세상을 떠나면서 건립기금 기부를 유언으로 남긴 한 교회 장로를 비롯해 각 한인 단체와 개인들이 한 마음으로 모금한 돈으로 245만달러를 모두 지불하고 마련한 애틀랜타 한인동포 모두의 재산”이라며 “한인회관 건립 과정에는 아무런 기여나 관심도 없었던 현 이사장과 회장이 갑자기 매각 이야기를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아무런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는 한국학교 부채 연장을 고집을 부려 어렵게 만들더니 아예 이를 빌미로 한인회관을 매각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 기회에 차라리 무능한 현 회장과 이사진들이 모두 물러나고 비상 대책위원회를 꾸려 한인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